여러분은 고혈압 약 처방전을 받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.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약국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습니다. 주변에서 들리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들 때문이었죠. 한번 먹으면 평생 못 끊는다더라, 약을 오래 먹으면 콩팥이 망가진다더라, 남자들은 정력이 약해진다더라 하는 식의 이야기들 말입니다.
특히 우리 40대 여성들은 이제 막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은데,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됩니다. 저도 처음에는 약 먹는 게 너무 싫어서 운동으로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의사 선생님께 고집을 부리기도 했습니다. 하지만 억지로 버티다가 응급실에 갈 뻔한 경험을 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.
약에 대해 정확히 알고 내 몸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는 것을요.
약을 먹자니 부작용이 겁나고, 안 먹자니 뇌졸중이 무서운 진퇴양난의 상황. 오늘 제가 그 막막함을 풀어드리려 합니다. 실제 고혈압 환자들이 겪는 대표적인 부작용 증상부터, 이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단계별 방법, 그리고 약을 대하는 마음가짐까지 꼼꼼하게 정리해 드립니다.

대표적인 고혈압약 종류별 부작용 증상
고혈압약이라고 다 똑같은 약이 아닙니다. 우리 몸의 혈압을 낮추는 방식에 따라 약의 종류가 다르고, 그에 따른 부작용도 천차만별입니다. 내가 먹는 약이 어떤 계열인지 알고 있으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.
칼슘 채널 차단제 계열의 부작용
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약 중 하나입니다. 혈관을 확장시켜서 혈압을 낮추는 원리인데요. 혈관이 넓어지다 보니 나타나는 부작용들이 있습니다.
가장 대표적인 것이 안면 홍조와 두통입니다. 혈류량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머리가 띵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. 또한 다리 부종이 생기기도 합니다. 저녁만 되면 발목이 퉁퉁 부어서 양말 자국이 선명하게 남는다면 이 약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. 드물게는 잇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니 치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.

안지오텐신 차단제 및 억제제 계열의 부작용
이름이 조금 어렵죠. 쉽게 말해 혈관을 수축시키는 호르몬의 작용을 막는 약입니다. 이 약을 드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부작용은 바로 마른 기침입니다.
감기도 아닌데 목이 간질간질하고 헛기침이 계속 나온다면 약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. 특히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기침이 심해져서 수면을 방해받기도 합니다. 여성 환자들에게 조금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하니 참고하세요.

이뇨제 계열의 부작용
몸속의 수분과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는 약입니다. 이름 그대로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불편함입니다. 밤에 자다가 화장실을 가느라 깨는 일이 생길 수 있죠.
또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입이 마르는 구강 건조증이나, 앉았다 일어날 때 핑 도는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. 나트륨뿐만 아니라 칼륨 같은 전해질도 같이 빠져나갈 수 있어 무기력증을 느끼기도 합니다.

부작용에 대처하는 현명한 3단계 솔루션
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해서 겁먹고 약을 끊어버리면 안 됩니다. 이는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에서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는 것과 같아서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.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3단계 방법을 알려드립니다.
1단계 증상 기록과 관찰
약 복용을 시작하고 첫 2주가 가장 중요합니다. 몸이 약에 적응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. 작은 변화라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세요.
오늘 몇 시에 약을 먹었고, 그 이후에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. 예를 들어 아침 식후 약 복용, 2시간 뒤 약간의 어지러움 있음, 오후에 다리가 부음, 이런 식으로요.
이렇게 기록해두지 않으면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긴장해서 선생님께 제대로 설명을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
2단계 자의적 중단 금지 및 의사 상담
이게 제일 중요한 단계입니다. 부작용이 느껴진다고 내 마음대로 약을 쪼개 먹거나 며칠 건너뛰는 분들이 계십니다. 이건 정말 위험한 행동입니다. 혈압이 널뛰기를 하면서 혈관에 더 큰 데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.
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 선생님과 상의하세요. 고혈압약의 종류는 수십, 수백 가지가 넘습니다. 나에게 맞는 약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. 기침이 심하면 기침이 안 나는 약으로 바꾸면 되고, 붓기가 심하면 다른 기전의 약으로 변경하면 됩니다. 약을 바꾸면 부작용은 대부분 사라집니다.
3단계 생활 습관으로 보완하기
약물 변경과 함께 내 생활 습관을 조금만 조절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.
기립성 저혈압으로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아침에 일어날 때 벌떡 일어나지 말고 천천히 앉았다가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세요.
이뇨제를 드신다면 물을 자주 조금씩 마셔서 입 마름을 예방해야 합니다. 다리 부종이 있다면 저녁에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쉬거나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.

고혈압약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
부작용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약 먹기가 더 무서워지셨나요. 하지만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약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든든한 지원군이 됩니다.
약은 평생 족쇄가 아니라 맞춤 정장이라는 관점
많은 분들이 약을 한 번 먹으면 평생 못 끊는 족쇄라고 생각합니다. 하지만 고혈압약은 내 몸에 딱 맞는 맞춤 정장을 고르는 것과 같습니다. 처음 입어본 옷이 조금 불편할 수 있습니다. 소매가 길 수도 있고 품이 낄 수도 있죠. 그렇다고 옷을 안 입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.
부작용은 사이즈가 안 맞는 옷을 입었을 때의 불편함 같은 겁니다. 수선을 하거나 다른 디자인으로 갈아입으면 해결됩니다. 나에게 딱 맞는 약을 찾으면 부작용 없이 혈압만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. 약을 먹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내 몸을 위한 최적의 세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세요.

부작용보다 합병증이 훨씬 무섭다는 관점
냉정하게 비교해봐야 합니다. 약 먹고 겪는 마른 기침이나 약간의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과, 약을 안 먹고 방치했을 때 닥쳐올 뇌졸중, 심근경색, 만성 신부전증 같은 합병증 중에서 무엇이 더 무서운가요.
약물 부작용은 약을 바꾸거나 끊으면 없어지지만, 고혈압 합병증으로 망가진 뇌세포나 심장 근육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. 약이 콩팥을 망친다는 속설이 있는데, 사실은 높은 혈압이 콩팥의 미세 혈관을 망가뜨리는 주범입니다.
오히려 약을 잘 먹어서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콩팥을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. 작은 불편함 때문에 큰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됩니다.

1분 요약
지금까지 고혈압약의 부작용과 대처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.
오늘 내용의 핵심을 다시 한번 요약해 드릴게요.
- 홍조, 기침, 부종 등 약 종류마다 다른 부작용이 있음을 인지하기.
- 증상이 나타나면 약을 끊지 말고 반드시 기록해서 의사와 상의하기.
- 약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므로 나에게 맞는 약으로 바꾸면 해결됨.
- 작은 부작용보다 침묵의 살인자인 합병증을 막는 것이 우선임.
저도 매일 아침 약을 챙겨 먹습니다. 처음에는 이 작은 알약 하나에 내 건강을 의지해야 한다는 게 서글프기도 했습니다.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. 이 작은 알약 덕분에 저는 오늘도 두통 없이 아이들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고, 좋아하는 등산도 갈 수 있으니까요.
부작용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. 우리 몸은 생각보다 예민하지만, 또 생각보다 적응력이 뛰어납니다. 의사 선생님을 믿고 끈기 있게 나에게 맞는 약을 찾아간다면, 건강하고 활기찬 40대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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